2006년에 발매되었던 적우님의 리메이크 앨범 "잃어버린 전설"이 LP로 발매됩니다.
앨범 제목답게 전설로 불리울만한 노래들을 선곡하여 리메이크하였습니다.
김민기님의 '가을 편지', 이수미님의 '여고 시절', 정미조님의 '개여울', 박건님의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등 주옥 같은 옛 노래를 다시 불러주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잃어버린 전설 vol.2"도 발매하여, 작은 새, 웨딩드레스, 아름다운 사람, 하얀 목련, 봄비, 하얀 나비, 장미 등의 명곡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재야에 묻혀있던 실력파 가수였으니 2011년 말에 MBC 예능인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제법 흘러 지금은 또 다시 재야로 돌아갔지만요.
한정반 LP는 아닌듯 하지만, yes24는 일시 품절 상태이고, 알라딘은 아직 구매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론 1집보다 vol.2가 더 맘에 들어, 추후 잃어버린 전설 vol.2도 LP로 나오길 희망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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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뮤직을 적극 수용한 편곡과 함께
적우의 이름을 각인시킨 리메이크 앨범
잃어버린 전설 70'
[잃어버린 전설 70]은 2004년 [Chocolate]을 발표하며 정식 데뷔한 적우가 2년 뒤인 2006년 발표한 리메이크 앨범으로, 데뷔앨범부터 소위 '라운지 뮤직'을 표방했던 적우의 진한 초콜릿 색깔 목소리를 청자들에게 각인시켰던 적우의 매력이 담긴 음반이다. 사실 1970년대 명곡과 적우가 만난 이 앨범 이전에도 그녀의 과거 우리 음악에 대한 관심은 '파도를 훔친 바다'로 이목을 끌었던 데뷔앨범부터 드러났다.
[Chocolate]에서는 신중현이 작곡한 장현의 대표곡 '미련'과 김현식의 4집 수록곡 '기다리겠소'를 일렉트로닉 악기의 시퀀스와 어쿠스틱 악기의 절묘한 조화를 배경으로 풀어냈고, 2006년 KBS 수목드라마 '황금사과' OST에 참여한 '꿈꾸는 카사비앙카' 역시 패티 김 등 많은 가수가 번안해서 불렀던 대표적인 칸초네 곡이었다.
[잃어버린 전설 70]은 데뷔앨범에 이어 디제이 처리와 신재홍이 프로듀서를 맡은 만큼 데뷔앨범에서 표방했던 라운지 뮤직의 기조를 이어간다. 하지만 샘 리(기타), 심성락(아코디언), 하림(반도네온), 김창현(콘트라베이스), 정정배(퍼커션), 심상원(바이올린) 등 화려한 세션진의 어쿠스틱 악기를 강조하며 데뷔앨범에 비해 그 느낌은 한결 풍성하고 따뜻하다. 앨범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고별'은 이탈리아의 배우 겸 가수 미란다 마르티노(Miranda Martino)의 'Stringiti Alla Mia Mano'를 번안한 곡으로, 명동 쉘부르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홍민의 실질적인 데뷔곡이자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다. 오케스트라 반주를 배경으로 한 전형적인 칸초네 스타일이었던 원곡과 달리 홍민은 포크 스타일로 편곡해 사랑받았지만, 적우의 버전엔 가벼운 재즈 터치의 편곡과 진중한 적우의 보컬이 조화롭게 배치됐다.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미되긴 했지만 주도적이었던 미란다 마르티노의 원곡과는 그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음반에 담긴 곡의 원곡은 전반적으로 저음의 매력을 가진 가수가 부른 경우가 많다.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은 김희갑이 작곡한 박건의 대표곡으로 송창식의 음성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동아 방송 라디오 드라마의 주제가로 1971년 발표된 이 곡은 김민기의 '가을편지'와 함께 적우의 진득한 보컬과 프랑스 샹송의 느낌을 한껏 살린 바이올린 연주가 돋보이는 편곡으로 가을의 쓸쓸한 정취를 돋보이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미련'에 이어 다시 한 번 신중현/장현 콤비의 대표곡을 꺼내든 '나는 너를' 보사노바 풍 접근하며 오히려 원곡의 의도를 제대로 끄집어낸 듯 들린다. 원곡은 장현과 비슷한 시기에 서유석의 음성으로도 잘 알려진 바 있다. 소월의 시에 멜로디를 붙인 '개여울'은 김정희가 1967년에 발표했던 곡이다. 김정희의 짧은 활동으로 묻힌 이 곡은 5년이 지난 뒤 정미조가 데뷔앨범에 리메이크 수록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저음의 매력과 특유의 가창력으로 대형 신인가수의 탄생을 알리며 지금까지도 정미조의 대표곡으로 사랑받는 이 곡은 적우에 의해 아르헨티나의 정열적인 '탱고'리듬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었다. 감상하는 동안 캐스터네츠를 들고 절분된 춤을 추는 무희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이수미의 스매시 히트곡 '여고시절'은 원곡이 어쿠스틱 기타 반주로만 이루어졌던 반면 적우는 오히려 복고풍의 편곡으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심성락의 아코디언 연주가 곁들여지며 깔끔한 녹음 상태만 아니라면 오히려 발매가 원곡과 비슷한 시기에 됐다고 해도 고개를 끄덕일 만큼 음반 내에서도 색다른 포인트를 준다. 송창식의 아름다운 발라드 '사랑이야'나 여성 싱어 송 라이터 여진이 1979년에 발표한 '꿈을 꾼 후에'는 원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덤덤한 전개에서 점진적으로 호소력 짙은 클라이맥스로 발전하는 진행을 담았다. '꿈꾸는 카사비앙카'는 앞서 언급했듯이 KBS 수목드라마 '황금사과'의 OST 수록곡이다. 이탈리아 가수 마리사 산니아(Maria Sannia)가 1968년 산레모 가요제에 출전해서 2위에 입상했던 노래로 국내에서는 패티 김을 비롯해서 펄 시스터즈, 정훈희 등 많은 가수가 번안해서 취입한 바 있다. 앨범에 담긴 다른 곡과 달리 유일하게 최태완이 편곡을 맡은 OST 버전이 그대로 사용됐다.
'임진강'은 원래 북한 노래지만 일본의 포크그룹 포크 크루세이더스(The Folk Crusaders)에 의해 불리며 알려지게 된 노래다. 우리나라에는 2005년에 개봉된 일본 영화 '박치기'에 삽입되며 관심을 끌어 임형주, 양희은이 부른 버전이 잘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시위가 활발했던 시절을 추억하는 노래로,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로 불리고 있는 이 노래는 바이올린과 클래시컬 기타 한 대 만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반주와 함께 적우의 진득한 목소리와 만나 더욱 애절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니언스의 대표곡 가운데 하나인 김정호 작사/작곡의 '사랑의 진실'은 원곡의 코러스라인을 그대로 살리는 대신 맑은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를 앞세운 쟁글팝 스타일의 록 넘버로 편곡됐고, 후반부 복고풍의 오르간 연주도 신선하다.
이미 익숙한 곡을 리메이크하는 건 양날의 검과 같다. 이미 잘 알려진 곡이기 때문에 청자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각인된 선입견을 벗어날 경우 화제성으로만 그칠 가능성 역시 농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우의 [잃어버린 전설 70]은 칸초네, 샹송을 비롯 보사노바, 탱고 등 월드뮤직을 적극 수용한 과감한 편곡으로 적우의 개성을 한껏 살리면서도 원곡이 가진 매력 역시 훼손하지 않았다. '나는 가수다'로 관심의 중심에 섰던 2012년에 [잃어버린 전설 Vol.2]를 발표할 만큼 적우를 대표하는 앨범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는 음반이다.
글 송명하 (파라노이드 편집장)
* HQ Vinyl Remastering (2021)
* 독일 전문 오디오파일 프레스 공장 팔라스 프레싱
* 오디오파일용 180g 버진 바이닐 중량반
* 1LP 게이트폴드
* 전곡 가사집
1-1. [SIDE-A] 고별
1-2.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1-3. 나는 너를
1-4. 개여울
1-5. 가을 편지
1-6. 여고 시절
1-7. [SIDE-B] 사랑이야
1-8. 꿈을 꾼 후에
1-9. 꿈꾸는 카사비앙카
1-10. 임진강
1-11. 사랑의 진실
1-12. 고별 (Inst.)
http://aladin.kr/p/9Pn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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