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석씨는 1986년 대학가요제에서 '첫눈이 온다구요'로 금상을 받으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대상은 유열씨의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였습니다. 유열씨의 노래와 이정석씨의 노래가 둘다 큰 인기를 얻었던 기억입니다.
이정석씨의 '첫눈이 온다구요'는 2019년에 중견 작곡가인 이범희씨가 자신이 만든 곡이라며 저작권 소송을 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대학가요제에는 프로 작곡가의 곡으로 출전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 이름으로 바꿔 출품했다는 것이 이범희씨의 주장입니다. 그는 이곡 이외에도 1986년 강변가요제에 동상을 받으며 큰 인기를 얻은 박미경씨의 히트곡 '민들레 홀씨되어'도 자신의 곡이라며 같이 소송을 했습니다. 암튼, 이정석씨는 이 주장에 대해 말이 안되는 소리라며 자신이 작곡한 것이 맞다며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고 증거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이 재판의 결과는 2021년에 2심에서 이범희씨가 패소를 했습니다. (1심에서도 이범희씨 패소) 재판부는 이범희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두 노래를 작곡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했고, 30년이 이잔후 저작권 등록을 한 것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행법에선 저작물을 창작하고 1년이 지난후 창작일자를 등록한 경우엔 해당 일자에 창작한 것으로 추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한국 음악저작권협회에서 '첫눈이 온다구요'를 검색하면, 이정석씨 작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이범희씨는 이용씨의 '잊혀진 계절', 민해경씨의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 등을 작곡한 분입니다.
암튼, 이듬해인 1987년에 정규 1집을 발표하며 '사랑하기에'라는 노래로 KBS 가요톱10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골든컵을 수상하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합니다. 이 곡은 한때 노래방에서 남자들이 상당히 많이 부르기도 했었습니다. 1집에서 이 노래 하나만 히트를 한 것은 좀 아쉬운 결과이긴 합니다.
1988년에 발표한 2집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이 음반입니다. 2집에서는 첫사랑을 주제로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컨셉 앨범을 나타내었다고 합니다. 이 앨범에서 가장 크게 히트한 곡은 단연코 조갑경씨와 같이 듀엣으로 부른 '사랑의 대화'라고 봅니다. 조갑경씨도 1986년 대학가요제에 보컬 그룹 스켓치북의 멤버로 참가하여 '소꿉놀이'라는 곡을 부르기도 해서 대학가요제 동기라고 합니다. 이들이 듀엣을 하게된 계기는 이정석씨가 대학가요제에서 기억을 하고 직접 제안했다는 기사도 있고, 또 하나는 '사랑의 대화' 작곡가인 조정열씨가 제안을 해서 부르게 되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참고로, 조정열씨는 '사랑의 대화' 뿐 아니라 2집 전곡을 다 작곡하였으며, 1집의 히트곡 '사랑하기에'를 작곡한 분입니다.
'사랑의 대화'의 히트로 조갑경씨의 인기도 올라가게 되었고, 결국 조갑경씨도 이듬해인 1989년에 1집을 발표하며 '바보같은 미소'로 큰 히트를 기록하며 KBS 가요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합니다.
제 기억에 이정석 2집에서는 '카페이야기'와 '밤이 오면'도 나름 히트를 하였습니다.
1989년에 발표한 이정석 3집에서는 경쾌한 '여름날의 추억'이 인기를 얻긴 했지만, 이전만큼의 인기는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작곡가 조정열씨가 3집부터 빠진 탓도 있을거라 다들 얘기하고 있습니다.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사랑의 대화' 가사입니다. 사랑하는 남녀 듀엣곡의 고전으로 등극한 곡이라고 봐도 될듯 싶습니다 ^^
2집 수록곡을 보면, 작사/작곡이 모두 조정열씨입니다.
< 대학가요제 대상곡 >
1977년 1회 샌드페블즈 - 나 어떡해
1978년 2회 썰물 - 밀려오는 파도소리에
1979년 3회 김학래, 임철우 - 내가
1980년 4회 이범용, 한명훈 - 꿈의 대화
1981년 5회 정오차 - 바윗돌
1982년 6회 조정희 - 참새와 허수아비
1983년 7회 에밀레 - 그대 떠난 빈들에 서서
1984년 8회 이유진 - 눈물 한 방울로 사랑은 시작되고
1985년 9회 높은음자리 - 바다에 누워
1986년 10회 유열 -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1987년 11회 작품하나 - 난 아직도 널
1988년 12회 무한궤도 - 그대에게
1989년 13회 전유나 - 사랑이란 건
1990년 14회 소나기 - 누군가
1991년 15회 입 셋 노래 하나 - 추억의 거리
1992년 16회 최영수 - 어둠 속에서
1993년 17회 전람회 - 꿈속에서
제 기억속에는 1988년 무한궤도의 '그대에게'까지 큰 인기를 얻었고, 이후에는 대학가요제의 인기도 시들해져 대상곡도 인기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대상 수상 이후 인기를 얻은 뮤지션들의 이름이 보이긴 합니다. 1989년 '너를 사랑하고도'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전유나씨, '기억의 습작', '취중진담' 등으로 인기를 얻었던 김동률, 서동욱의 전람회 등이 있습니다. 김동률씨는 전람회 해체 이후에 솔로로 전향하여 최고의 남자 가수로 자리 매김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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