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간송미술관 - 진경시대 회화대전 (2012년 봄)

간송 전현필 선생께서 뜻을 가지고 모은 조선시대 유명화가들의 그림이 전시된 간송미술관의 올해 2012년 봄 개장이 어제 일요일을 마지막으로 끝났습니다. 매년 5월과 10월 각 보름 정도씩만 일반인 대상으로 개장하여 무료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신윤복, 김홍도, 정선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화가들의 그림을 비롯하여 상당한 작품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진경시대 그림들을 주제로 문을 열었다구요. 매번 개장을 할때마다 다른 그림들이 전시가 된다고 합니다. 기대를 했었던 신윤복의 '미인도'는 작년에 전시가 되어 당분간 전시가 되기 어렵다고도 하더라구요. -.-

암튼, 우연한 기회에 알게되어 방문한 간송미술관! 책에서만 보던 그림들을 직접 보게되어 감동적이었습니다. ㅎㅎ

하지만, 1년에 딱 두번만 일반인 대상 개장을 하니, 구경하러 온 관람객들이 정말 엄청났습니다.
보통 2~3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주말은 4~5시간을 기다려도 보기 어렵다고 하네요.

미술관 안에서의 촬영은 금지되어 있으니, 간송미술관에 줄지어 서있는 모습과 정원(?)의 모습을 잠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한성대입구 전철역에서 15~20분 정도 걸으면 이렇게 이정표가 나옵니다. (버스로 3 정거장?)
성북초등학교 바로 옆이 간송미술관입니다.

그리고, 주차공간이 없다는 안내판도 서 있습니다.
이 도로 건너편 식당 주차장은 시간당 6천원 정도 받는 곳이 있고,
한성대입구 전철역과의 중간 정도에 또 다른 식당이 있는데, 그곳은 시간당 3천원이었습니다.
예전엔 성북초등학교 운동장에 주차가 가능하다는 소리가 블로그에 보였는데,
지금은 아예 주차가 불가하다고 하더군요.

오전 10시 개장이지만, 오전 8시 30분경(주차하고 올라오니..) 줄이 벌써 저기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정문에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미술관 입구라...
다행히 일행이 먼저 내려서 8시 20분경 줄을 서서 미술관 안쪽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ㅋㅋ

미술관 정문에 붙어있는 이번 전시회 주제(왼쪽)와 간송미술관 문패입니다.

여기가 8시20분에 도착하여 기다리는 곳!
저기 보이는 줄이 왼쪽으로 꺾어지고, 거기서도 10여미터 이상 더 가야 미술관 건물 입구입니다.
대체 그분들은 몇시에 오신것인지??? 음냐~

기다리는 동안 정원에 있는 꽃과 나무들을 잠시 찍어보았습니다.
이 꽃의 정체는 도대체 알수가 없네요...

그리고, 출입금지라고 되어 있어 가까이 가지는 못했지만,
저 멀리에 사자? 호랑이? 비스무리한 두마리가 사이좋게 앉아 있습니다.

노오란 꽃들도 보이는데, 역시 정체를 모르겠습니다.

곳곳에 이런 석상들과 탑들도 좀 있습니다.

그리고, 이분이 간송 전형필 선생님의 흉상입니다.
관람객들이 이분 옆에서 기념 사진을 많이 찍으십니다. ^^

화분에 심어져있는 앵두(?) 입니다.

이 꽃의 정체는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꽃들은 자주 눈에 보이는데, 도무지 꽃의 이름을 알 수가 없습니다. ㅋㅋ

특이하게도 이곳엔 하얀 공작새도 몇마리 있습니다.
그중 한마리가 종종 빼액~빽! 하고 울고 있었습니다.
저 활짝 펼친 공작은 계속 저러고 있는 모양입니다.

미술관 건물 입구로 거의 다 왔습니다.

미술관 벽면 위로 담쟁이 넝쿨이 잘 올라갑니다.

건물 입구에 서있는 아이입니다. 대체 얘는 뭐지???

응? 뒤돌아 앉아있군요. ㅎㅎ

 

아마 여기까지가 미술관 들어가기 전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원래는 오전 10시 개장인데, 이날이 주말이라서인지 아니면 거의 막바지라서 그런지, 오전 9시30분에 개장을 하였습니다. 오전 8시20분에 도착하여 줄을 선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관람을 시작하였습니다. (1시간 정도만 기다렸네요)

미술관은 1층과 2층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2층에는 줄을 세워서 들여보내고, 1층은 자유 관람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자유관람 때문에 사람들이 싸우기도 하고 상당히 무질서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누가 봐도 줄을 세워서 관람시키는게 더 좋아보이는데, 왜 자유관람이라고 해서 서로 양쪽에서 충돌하게 만드는지 솔직히 운영의 묘가 너무 없었습니다. 뭐~ 운영은 그랬다치고!

대체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지 잠시 보도록 하겠습니다.





1층에 전시되었던 작품들은... (전시된 작품의 사진과 해설이 담긴 도록이 있으나, 저작권이 있을 듯 하여 사진을 찍어 올리지 못하니, 네이버의 미술검색 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정선의 '문암', '단발령만금강', '장안사', '총석정', '문암관일출'. '청풍계', '청간정', '수태사동구',
          '여산초당', '정자연', '풍악내산총람', '망양정', '월송정', '서과투서', '석죽호접', '홍료추선'
김홍도의 '마하연', '구룡연', '명경대', '은선대', 하화청정', '황묘농접'
심사정의 '고사은거', '수유관폭', '층장비폭', '만폭동', '삼일포'
강세황의 '향원익청', '녹죽', '소림묘옥'
최북의 '석림묘옥', '운산촌사'
정홍래의 '해응관일'
이인상의 '서지백련'
조영석의 '수촌노류'
유덕장의 '설죽'

등 입니다. (2-3개 작품은 관람객들의 줄이 이상하게 되는 바람에 제목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흐~)


이중에서 맘에 들었던 작품은 아래 몇개입니다.
(평은 미술초짜인 제가 그림을 봤을때의 느낌을 바로 노트한 것이니 양해해주시길~ ㅎㅎ)
정선의 '풍악내산총람'은 풍악내산을 한데 합쳐 살펴보다라는 뜻처럼 봉우리마다 이름이 쓰여있어 독특하였습니다.
정선의 '여산초당'은 세로로 긴 대작 스타일로 산속에 초가정자 하나만 빨간색을 사용하였는데, 인상적이었습니다.
심사정의 '고사은거'는 솔잎을 섬세하게 잘 묘사해서 제 맘에 쏙 들었습니다.
최북의 '석림묘옥'은 바위 숲속의 초가집이라는 뜻이라는데, 바위숲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게 주위에 나무도 울창해보이고 초가집 또한 소위 요즘 말하는 필로티 형식의 2층 구조로 되어 있어 좋아보였습니다. ㅎㅎ


그리고, 맘에 들었다기보다는 눈길을 끌었던 작품들은...

김홍도의 '하화청정'.. 연꽃과 고추잠자리 두마리가 등장하는데, 하나는 빨간색 고추잠자리이지만, 다른 한마리는 초록색 잠자리였다는.. ^^;
많은 분들이 맘에 들어하는 김홍도의 '황묘농접'.. 노란 고양이가 나비를 놀리다~라는 뜻을 가진 그림인데, 고양이가 너무 뚱땡이같아서 무척 게을러보였습니다. ㅋㅋ

정선이 산수화만 그린 줄 알았는데, 고양이, 쥐 등의 동물을 대상으로 그리기도 했더군요. ^^;
정선의 '추일한묘'는 가을날 한가로운 고양이라는 뜻이라는데, 6개의 분홍색 꽃 아래 검은 고양이가 있는데, 노란색의 매서운 눈을 가진 고양이라 한가로운 느낌은 안보였습니다. ㅎ
그리고, 재미있었던 것은 정선의 '서과투서'인데, 수박과 도둑쥐라는 뜻입니다. 쥐 두마리가 수박을 훔쳐먹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네요.
정홍래의 '해응관일'은 바다에가 해를 바라보다.. 라는 뜻인데, 넘실대는 파도위로 빠알간 해가 2/3 정도 떠오른 모습이 그려져있고, 아래쪽 섬위에 새한마리가 앉아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갈매기여야 하는데, 생긴 모습은 독수리나 매 같아 보였습니다.


1층의 복잡했던 관람을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줄을 서서 구경을 했습니다.
2층에 전시된 작품들은...

정선의 '도산서원', '단사범주', '한벽루', '인곡유거', '척재제시', '광진', '송파진'
김홍도의 '귀인응렵', '조환어주', '편주도해', '옥순봉'
신윤복의 '나월불폐', '임하투호', '유곽쟁웅', '노상탁발', '납량만흥'
최북의 '추순탁속', '금국', '서설홍청', '답설방우'
조영석의 '촌가여행', '주려대주'
심사정의 '장림운산', '고산소사', '패초추묘', '훤초봉접'
강세황의 '황국', '호가일도'
김윤겸의 '산하복거', '동산계정',
김희겸의 '산정일장', '산가독서'
정충엽의 '헐성루망만이천봉'
이윤영의 '녹애정'
강희연의 '유사귀정', '세한청상'
김석신의 '담담정'
정수영의 '장산징강', '산시청람'
이인문의 '유객상방', '모춘야홍', '총석정'
김득신의 '백악산', '세류황사'
심정주의 '포도'
변상벽의 '국정추묘'

위 작품들중 인상 깊었던 작품들은...
가장 먼저 만날 수 있었던 정선의 '도산서원'입니다. 부채 모양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던데, 원래 부채를 목적으로 그린 것인지, 아니면 실제 부채가 아니라 단지 화지를 부채 모양으로 쓴 것인지.. 이런게 궁금하더군요. ^^;
심사정의 '패초추묘'는 찢어진 파초와 가을고양이라는 뜻인데, 고양이가 너무 못생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희겸의 '산정일장'은 깊은 산속에 전원 주택을 지어놓고, 안방에서 낮잠을 자는 주인장의 모습이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산 꼭대기에는 별채(별장?)도 지어놓았구요. 전 이런 그림이 좋아요~~ ^^
김홍도의 '귀인응렵'은 정말 귀인처럼 그려놓아서 느낌이 딱 왔습니다.
변상벽의 '국정추묘'는 평소 고양이를 잘 그렸다던 분답게 국화옆에 있는 고양이가 정말 살아있는 듯 했습니다. 고양이의 털도 섬세하게 잘 그렸구요..


2층의 관람을 마치고 나와 전시된 그림을 모아놓은 도록과, 몇몇 작품들의 복사본을 1층에서 구입할수 있었습니다. 제 맘에 드는 작품들은 파는게 없어서 (전 남들과는 다른 관점을 가진 모양입니다. ㅋㅋ), 작품 도록만 구입해왔습니다 (2만원)

안쪽에는 이렇게 그림들이 들어있습니다. (왼쪽이 바로 위에서 제가 맘에 들어했던 김희겸의 '산정일장'입니다. ㅎㅎ

그리고, 뒤쪽에는 각 그림에 대한 해설이 들어있습니다.

밖으로 나오니 다시 미술관 정원이 반겨주고 있습니다.

이름을 모르는 이쁜 꽃이 또 있네요...

밖으로 나오니 정말 줄이 엄청 났습니다.

길거리에도 수백미터의 줄이...

이번엔 진경시대의 그림이 주제였고, 10월에 다른 주제를 가지고 문을 열겠네요.
평소 그림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조선시대 후기의 명화들을 보고 나니 그림도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하지만, 처음으로 관람온 간송미술관 전시회는 운영의 묘가 너무나 부족해보였습니다.
한두번 전시회를 운영한 것은 아니었을텐데, 엉성한 운영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1층의 자유관람으로 인해 보인 무질서함... 양쪽으로 갈려서 구경을 하다보니, 결국 가운데에서 충돌이 발생하고, 자유관람이라고 하여 중간에 끼어드는 사람들로 인해 줄이 앞으로 나가지도 않고.. 또 어떤 분들은 줄서서 왜 안보냐고 서로 고성을 높이기도 하고~ 차라리 2층처럼 줄을 서서 보게 하였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2층의 줄서는 관람도.. 스태프들이 기다리는 관람객들이 많으니 빨리 앞으로 진행하면서 보라고 끊임없이 말을 해대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명화를 감상하는 시간인데, 조용 조용 관람을 할 수 있게 해야지, 30초가 멀다하고 앞으로 진행해달라고 소리치니 원.. 그리고,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은 필요한데, 그 10초, 20초도 못기다려주고 있었습니다.늦게 오신 분들이 줄울 수백미터를 서 계신 것은 알겠지만, 어차피 다들 두시간 이상을 줄서서 기다린 것이고, 보기 힘든 작품들이니 최소한의 관람시간은 배려해줘야 할텐데, 거의 한작품당 5초 정도씩만 보고 지나가라는 정도였습니다. 제가 옆에 같이간 지인에게도 말했지만, 수천명, 수만명이 주마간산식으로 보는 것보다는 수백명이 제대로 보는게 더 낫지 않은거냐고...

뭐~ 물론 무료관람이니 뭐라 할말은 없지만, 이건 그림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 같아서 찜찜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목 빠지게 기다리는 것이 안타까우면, 전시기간을 조금 늘려서라도 불편함을 줄여주면 안되는 것일까요? 꼭 저렇게 1년에 두번 보름씩만 공개하여, 적게는 두시간, 많게는 4~5시간 이상을 땡볕에서 줄을 서게 해야 하는 것인지..

이렇게 불평을 하지만, 아마도 이번 가을 전시회에도 갈 것이고, 앞으로 1년에 두번 찾을 것 같습니다. ㅎㅎ 끝으로, 평소 그림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보니, 이런 전시회가 있다는 것을 알수도 없었고, 알 생각도 안했었는데, 무지한 제게 알려주신 지인께 감사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