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재즈 라이프"라는 영화를 아시는지요? 개봉관이 거의 없어서 영화를 볼 기회조차 많지 않았을 듯 합니다. 영화 "브라보! 재즈 라이프"는 재즈 평론가이자 만화로 만든 재즈서적 "Jazz It Up"을 그린 남무성씨가 우리나라 재즈 1세대분들의 현재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타리입니다. 저도 이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근처에서 상영하지 않아 DVD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
작년(2010년) 12월 다큐멘타리 영화 개봉에 이어 작년 연말에 공연도 했었다고 하는데, 이를 보지 못한 많은 팬들의 호응으로 올해(2011년) 1월 28일 공연을 다시 개최하였습니다. 예술의 전당 음악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이 있었는데, 거기에 다녀왔습니다. 이 공연에 대해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불과 공연 1주일전에 알게 되어 표가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앞쪽 자리에 한자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ㅎㅎ 소리는 가운데 자리가 좋지만, 뮤지션 얼굴이나 연주하는 모습을 보기엔 앞자리가 더 좋아서 맨앞에서 두번째 자리를 골랐습니다. 가격도 맨 앞자리가 가운데보다는 더 착하다는~ ^^
월말에다가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와서 그런지 서울 가는 길은 험했습니다. 양재역과 예술의 전당 근처 남부순환도로는 거의 주차장을 방불케했다죠. 회사에서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출발했는데도 가까스로 도착했다는 휴~ 관객들은 초등학생부터 나이드신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었습니다. 완전 매진은 아니었지만 2층, 3층에서 상당히 많은 관객이 있었습니다.
1부 공연은 이정식님께서 이끄시는 Dream Jazz Orchestra가 맡아 오프닝을 열었습니다. 비교적 젊은 재즈 뮤지션들로 구성되어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에 브라스 섹션이 12명(색소폰, 트럼본, 트럼펫 각각 4명씩)으로 구성되어 빅밴드 음악을 멋지게 들려주었습니다.
Cannonball Adderley의 'Mercy, mercy, mercy'와 '나는 열일곱살이에요' 등을 들려주었고, 1세대 분들이 한명씩 나와 빅밴드와 협연을 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타악기 주자로 명성이 대단하신 류복성님께서 나오셔서 '류복성의 수사반장'을 들려주셨는데, 류복성님의 무대 퍼포먼스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 이때 빅밴드의 드러머는 젊은 여성 드러머로 바뀌었는데, 우리나라 여성 재즈 드러머를 공연에서 본건 처음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피아니스트 신관웅님께서 드러머 임헌수님과 함께 등장하셨습니다. 신관웅님은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상세 설명은 이전 포스팅 "http://ystazo.tistory.com/128" 또는 트랙백을 참조하시구요. ㅎㅎ 임헌수님은 한 20여년전 공연에서 처음 봤었는데, 지금은 머리가 하얗게 변하셔서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리고, 거의 유일하다시피한 우리나라 남성 재즈 보컬인 김준님께서 등장하셔서 'My way' 등을 불러주셨습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남성 보컬에 매력을 잘 못느껴 큰 감동은 없었습니다. ^^; (오래전 Harry Connick Jr.에 빠졌던 것이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네요.)
이정식 빅밴드는 영화 "록키"의 주제가를 마지막으로 1부 공연을 마쳤습니다. (맞나? 하루도 안지났는데, 기억이 벌써 가물합니다. -.-)
10여분 정도의 휴식 후에 2부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신관웅님(피아노)
김수열님(테너색소폰)
최선배님(트럼펏)
이동기님(클라리넷)
임헌수님(드럼)
장응규님(베이스)
임헌수님과 장응규님은 실제 1세대라기 보다는 1.5세대 정도 되실라나요? 몇몇 1세대분들께서 이미 세상을 떠나시기도 했고, 또 먼 이국땅에 계시기도 한답니다. 그중 가장 안타까운 분은 2008년에 세상을 떠나신 1세대 드러머 최세진님이네요. 2007년 60여년만에 후배들의 도움으로 처음 독집 앨범 "Back To The Future"를 내셨는데, 1년만에 돌아가셨네요. 몇달전 이 앨범을 재즈를 함께 듣는 몇몇 멤버들과 감상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암튼, 한국의 Benny Goodman이라고 불리우는 이동기님의 멋진 클라리넷 소리와 둥~둥~ 드럼 소리가 좋은 Benny Goodman의 'Sing, sing, sing' (광고 음악에 많이 쓰여 많은 분들이 아는 곡이죠)을 비롯하여 '밀양 아리랑', 'Moonglow' 등을 연주해주셨습니다. 그리고, 70년대에 하사와 병장으로 활동하셨다는 이경우님께서 등장하셔서 'L-O-V-E'와 이전 히트곡 '목화밭'을 불러주셨네요. 'L-O-V-E'는 Natalie Cole의 노래를 워낙 많이 들어 이경우님의 노래가 큰 감흥을 주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분의 히트곡 '목화밭'의 재즈 버젼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원곡이 좋아서 그런지는 몰라두요~ ^^
최선배님, 이동기님, 김수열님의 브라스 3인이 퇴장하시고 피아노 재즈 트리오에 맞춰 여성 재즈 보칼인 말로씨가 등장하였습니다. 솔로곡은 뭔지 기억이 잘 나지 않고, 재즈 보컬계의 대모이신 박성연님께서 등장하여 말로씨와 듀엣으로 'It don't mean a thing'을 멋지게 불러주셨습니다. 박성연님의 두왑~ 두왑~ 스캣이 참 정감있게 들렸습니다. 이후 말로씨는 퇴장하고 박성연님께서 'All of me' 등을 불러주셨네요.
그리고, 류복성님께서 드러머로 다시 등장하셔서 Dave Brubeck의 'Take five'를 브라스 3인방과 함께 신나는 연주를 들려주셨습니다. 이어 1세대 밴드와 류복성님께서 마지막곡으로 John Coltrane의 'Giant steps'를 신나게 들려주셨습니다.
퇴장하시려다가 류복성님께서 기립박수를 유도하고, 저희들은 모두 일어났습니다. ㅎㅎ 그러고는 바로 이정식 Dream Jazz Orchestra 브라스 뮤지션들과 김준님, 박성연님, 이경우님이 합세하여 정말 마지막으로 브라스가 멋진 Louis Armstrong의 명곡인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을 들려주셨습니다.
두시간이 약간 넘는 공연은 정말 재미있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1세대분들이 이제 나이가 드셔서 젊은 연주자들에 비해 기교와 힘은 딸리시지만, 그들에게서는 삶의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오래 오래 사셔서 더욱 좋은 음악을 저희들에게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
공연이 끝나고 사인회가 열렸는데, 다들 너무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주시는 바람에 줄이 줄어드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 전 사인 받는 사람들 피해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 음악은 영화 "브라보! 재즈 라이프"의 사운드트랙에서 2곡 골랐습니다.
1세대 밴드 - Moonglow
류복성 밴드 - 류복성의 수사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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