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도서 환수 모금 캠페인

스포일러가 처음부터 들어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혹시 영화를 보실 분들은 여기서부터 건너뛰시는게 좋을 듯 하네요. ^^

네이버 영화 소개란에서 줄거리를 읽고 흥미를 느껴 보게된 영화입니다. 영화 제목과 영화 줄거리를 보게 되면 단순한 코미디 영화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 결말은 가슴아픈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물론, 영화 도입부에서 그런 뉘앙스를 풍기긴 하지만, 영화의 90% 이상이 웃음과 즐거움으로 초지일관하기에 도입부의 분위기를 쉽게 기억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나올 안타까움 때문에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웃음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겠죠.

작년(2008)에 만들어진 루마니아 영화라고 하는데, 많은 동구권 영화들이 그렇듯이, 남녀간의 섹스를 표현하는데는 아주 관대한 듯 합니다. 젊은 남녀가 들판에서, 헛간에서 애정 행각을 벌이는 것이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연출되며, 그걸 동네 아이가 구경하기도 하고.. ^^; 남녀간의 애정 행위와 이를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도 덜하지는 않았지만, 동구권이나 유럽쪽 영화는 이를 코믹하게 잘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

암튼, 영화는 어느 방송국의 "세상에 이런 일이"와 비슷한 코너에서 독특한 소재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어느 마을에 들어서면서 느껴지는 이상한 기운들... 마을로 안내한 노인이 회상한 1953년의 사건으로 돌아가며 본격적인 이야기 보따리가 풀어놓아집니다.

루마니아 어느 작은 마을에서 젊은 남녀 한쌍의 결혼을 둘러싼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모든 이야기들이 코믹한 요소가 듬뿍 들어있습니다. 하다못해 러시아 공산당에 가입한 당원들에게서도 웃음이 묻어나옵니다. 그러다가 영화가 심각해진 것은 어느 소녀의 죽음 이후입니다. 분명히 소녀를 묻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다시 한번 나타나 마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며, 이후 그녀의 죽음이 나중에 나타날 러시아 장교와 관계가 있다는 것도 밝혀집니다.

암튼, 이런 상황속에서도 젊은 남녀의 결혼식이 다가왔고, 모든 준비가 되어 풍악을 울리며 결혼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멀리서 걸어오는 러시아 장교와 공산당원들... 전날밤 스탈린이 사망했기 때문에 일주일간 모든 집단 행사(결혼식, 장례식 등)를 하지 말라고 살벌하게 말하고 갑니다. 준비된 식탁과 집기, 음식들을 모두 다 치우는 마을 사람들... 하지만, 날이 어두워지니 다시금 하나씩 몰래 들고 나타납니다.

실내에 모여 드디어 본격적인 사일런트 웨딩이 시작됩니다. 입술만 움직이며 말하고, 집시들도 음악을 흉내만으로 연주하는 척 합니다. 몰래 하는 결혼식이기 때문에 소리를 절대 내면 안되고, 빛도 새어나가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희한한 결혼식 장면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만, 천둥 번개가 치고 드디어 신부 아버지가 폭발합니다. 이건 결혼식이야!! 라면서 신나게 떠들고 웃으며 진짜 결혼식이 시작됩니다. 좀 있다가 건물이 흔들리며 나타난 탱크... 결국 마을의 남자들이 모두 잡혀가게 되고, 꼬마 아이 하나만(이 아이도 공산당원의 아들이었기에 남겨진) 남겨집니다. 그 뒤로 수십년간 그 마을에는 홀로된 여성들만 남겨지게 되었던 것이죠. 신나게 웃었던 영화는 끝나고 슬픈 이야기로 결론지어집니다.

러시아 공산당 지배 시절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유머를 동원하여 잘 표현하였습니다.
비록 해피 엔딩은 아니지만, 영화 보는 내내 재미있게 웃을 수 있습니다.
Posted by 음악이 좋은 만물의영장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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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macperson 2009.08.25 22: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 영화를 보면서 일면 우리의 과거를 보는 것 같아서 마음 한 켠이 무거워졌던 영화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런일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