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잭슨의 이름을 앞세워 광고했던 영화 "디스트릭트 9", 예고편을 봐도 어떤 영화인지 감이 잘 오지 않았던 영화...
UFO가 공중에 떠 있고, 외계인이 나오길래 화려한 액션이 선보이는 액션 SF 물인 듯 했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영화 중반까지는 액션이라기 보다는 다큐멘타리 형식을 빌려 이야기 전개가 되는데, 예상과 달라 조금은 당황했었습니다. ^^;
저런 엄청난 UFO를 만든 외계인이 왜 그리 다들 멍청해 보이고, 인간들에 의해 25년 이상을 특정 지역에 갇혀 살고 있는지... 그리고, 외계인이 파충류가 진화한 듯한 커다란 벌레처럼 생겨서(차라리 "스타쉽 트루퍼스"에 나오는 그런 외계 벌레면 좋겠지만, 그렇게 포악하지도 않음)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하고, 고양이 먹이를 좋아하기도 하고, 나이지리아 갱들에게 휘둘리며 잡혀사는게 도무지 거대한 UFO와 매칭이 잘 안되고.. ^^; 아무리 천재 과학자 외계인의 아들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혼자서 UFO 모선을 움직이는지도..
중반 이후 외계 무기의 위력이 보이며 조금 액션이 보이지만, 상상만큼은 아니었답니다. 특이한 소재와 외계인 영화치고는 남다른 스타일(액션보다는 정신적 갈등에 촛점을 맞춘)이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강렬한 느낌은 덜 받았습니다. 후반 이후 주인공 비커스가 자신을 생체 실험하려는 동료들을 버리고 외계인과 편을 이뤄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나, 이 또한 결국 자신이 인간으로 돌아오려면 외계인 과학자를 살려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라 외계인과의 우정이라 보기에도 어렵고..
이 영화의 감독은 '닐 블롬캠프'로 "디스트릭트 9"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2005년작 6분짜리 다큐멘타리 형식의 영화 "얼라이브 인 요하네스버그 (Alive In Joburg)"를 만들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피터 잭슨의 눈에 띄어 이 영화가 제작되었다구요.. 영화속 주인공 비커스 역을 맡았던 '샬토 코플리'는 "얼라이브 인 요하네스버그"의 제작자였다고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사실상 유명 배우는 나오지 않습니다. 다들 출연작이 한두편에 그치는 무명급의 배우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거둔건 이 영화가 가진 묘한 매력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제가 그걸 아직 못찾은 듯 합니다.
사실, 전 비커스의 캐릭터도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다소 유약하고 말만 많아 보이던 그가 엄청난 변신으로, 많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으면서도 잘 견디었으며, 또 잘 싸우는지.. (물론, 외계 무기가 워낙 좋아서이며, 사실 싸움 장면에서는 나약한 모습을 많이 보이긴 했지만요..) 머 평소 멋진 사람이나 힘센 사람이 보통인에서 영웅이 되는 그런 영화에 길들여진 탓이 크긴 하겠지만.. 하기야, 영웅이 될만한 기질이었으면 싸울때 보다 적극적으로 때려부수고, 자신이 원하던 바를 당당히 이루었겠지만요.
3년뒤에 군대를 이끌고 온다고 했으니, "디스트릭트 10"이 나올까요? 결국 비커스도 다시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와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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