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2009)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 야설록씨가 그린 만화가 원작이 된 숨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원래 사극 드라마나 사극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예고편을 봤을때만 해도 시큰둥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수애'씨도 그리 호감을 가진 배우가 아니다보니 더더욱 영화를 볼 생각은.. 하지만, 시간에 맞는 영화를 고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영화!

우선, 영화가 정통 사극 영화는 아닙니다. 고종때의 이야기를 그리다보니 약간 근대적으로 그려지기도 했고, 또한 칼싸움 장면에서는 그래픽이 동원되어 기교를 부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초반에 명성황후가 되기전 민자영이란 사가의 이름을 가졌을때 말하던 투가 사극에서 들어왔던 말투가 아니라, 상당히 현대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약간 어색하기도 하였습니다만...

그리고, 영화 음악 분위기가 흡사 영화 "클래식" (이 영화에서도 손예진씨 상대역으로 역시 조승우씨가 나왔었지요)과 비슷했으며, 영상 또한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감독을 보니, 당연히 곽재용 감독은 아니더군요. ^^; 음악 담당하신 분을 찾아보는데, 가져온 팜플렛에 나온 이름이 너무 조그마해서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 초반에 한번, 그리고 마지막에도 한번.. 영상과 음악의 분위기가 정말이지 "클래식"이 생각났습니다.

암튼, 명성황후와 그녀를 뒤에서 흠모하며 지키려한 호위 무사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며, 스토리 전개가 제법 빠른 듯 했습니다. 어느새 시해가 일어나던 날이 왔더라는.. 그리고, 별볼일 없이 청부 살인 등의 일을 하던 촌스런 무사가 왕궁의 호위 무사가 되는 과정이 조금 억지스럽고 무리수가 있긴 합니다만, (만화가 원작이라 그런가요? ^^;) 배우들의 열연이 이런 것들을 덮어줍니다. 상당히 껄렁하면서 국모에 대한 다소 아슬아슬한 감정을 드러내던 조승우씨가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요. ㅎㅎ
그리고, 화면을 가득채우며 시선을 사로잡는 멋진 영상이 감상에 한몫을 합니다. 영상 하나만으로도 영화를 볼만한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좀 너무한가? ㅎㅎ)

고종의 모습이 줏대 없어 보이며 소심하게 그려진 것이 또한 안타까운 부분중 하나였습니다. 그래도 대한제국이라 칭호도 바꾸고 왕에서 황제의 자리에 올라선 분인데, 영화에서는 그리 좋은 인상으로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실존하는 이야기인지 아닌지는 의문이지만, 명성황후에 대해 조금 더 알게되어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