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프게니 키신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지휘자 : 발레리 게르기예프
연주 :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Evgeny Kissin -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2
지휘 : Valery Gergiev, LSO (London Symphony Orchestra)
러시아 태생의 피아니스트로 어릴때부터 신동으로 유명해진 덕분에 콩쿠르에 한번도 나가지 않고 스타가 된 경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팬들의 사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끔 내한 공연이 있을때면, 그 비싼 티켓들이 순식간에 매진이 된다고 하지요.
작년인 2021년 11월 22일에 롯데콘서트홀에서 키신의 피아노 리사이틀이 있었는데, 예매 전쟁이 엄청났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이제 50이 된 키신이 여전히 어릴때, 젊을때의 힘찬 연주를 넘어서 원숙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는 얘기겠지요.
키신은 1971년생으로, 러시아 모스크바 태생이긴 하지만, 유대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결국 유대계의 피아니스트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시민권 취득도 가능했던 모양입니다.
6살에 신동으로 인정받아 모스크바의 음악 학교에서 피아노 공부를 시작했고, 10살에 교향악단과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연주하며 데뷔했다고 합니다. 11살에는 모스크바에서 첫 독주회를 가졌으며, 12세인 1984년에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쇼팽 피아노 협주곡 두곡을 연주하고 녹음하면서 국제 무대에 알려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1985년에는 러시아를 벗어나 동유럽에 모습을 드러냈고, 1986년에는 일본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16세인 1987년에는 베를린 페스티벌을 통해 서유럽에 데뷔했고, 영국의 리치필드 페스티벌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 바딤 레핀과 함께 영국 데뷔 무대를 가졌다고 합니다.
1988년에는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LSO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런던 데뷔 무대를 가졌고, 같은 해 12월 전세계에 중계된 베를린 필하모닉 신년 전야 음악회에서 카라얀과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해드린 앨범이 1988년에 영국 왓포드 타운홀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 LSO와 함께 연주한 실황입니다. 근데, 이때는 이미 CD가 널리 보급되고 있을떄라, LP는 독일에서만 발매되고, 나머지 국가에서는 모두 CD와 카세트 테이프로만 발매되었습니다.
[Side A]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 Moderato: Allegro
2. Adagio Sostenuto
3. Allegro Scherzando
[Side B] 라흐마니노프 Etudes Tableaux Op.39 (회화적 연습곡)
1. No.1 In C-Minor / C-Moll
2. No.2 In A-Minor / A-Moll
3. No.4 In B-Minor / H-Moll
4. No.5 In E Flat-Minor / Es-Moll
5. No.6 In A-Minor / A-Moll
6. No.9 In D / D-Dur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은 1번부터 4번까지 총 4곡이 있습니다. 4번을 제외한 1번, 2번, 3번 모두 인기가 높지만,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은 2번입니다.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가 실패를 겪은후 정신적으로 고통을 이겨내고 1900년에서 1901년에 작곡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더욱 더 웅장하고 화려함이 있는가 봅니다. 어쨋거나 1901년 11월 9일에, 라흐마니노프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알렉산더 질로티 지휘,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여 초연되었는데, 엄청난 대성공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좋아했던 애창 팝송중 Eric Carmen의 All by myself가 바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을 샘플링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요즘 MZ 세대들도 이 노래를 알지는 모르겠지만요 ^^;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의 명연주로는 그리고리 소콜로프,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다닐 트리포노프 등의 연주가 있으며, 우리나라 음악가들중에서도 임동혁, 조성진, 선우예권 등의 연주가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예술가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예술가들이 정치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이젠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하지 않으면, 국제 무대에서 퇴출되는 수순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 앨범에서 지휘를 한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푸틴의 친한 친구였고, 또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언급을 안했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계에서 퇴출되었습니다. 그는 빈필하모닉에서의 객원 지휘 취소를 당했고, 이후 뮌헨 필하모닉도 계약을 파기,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과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도 공연 취소와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이들 세 단체는 게르기예프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비판 입장"이나 "평화 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내줄 것"을 요구했으나, 게르기예프는 끝내 입을 다물었다고 하네요.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마린스키 극장의 총감독이었던 1990년대 초 푸틴과 인연을 맺으며, 그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세계적인 지휘자로 발돋움하게 되었고, 푸틴이 대통령에 취임한 2002년부턴 '핫라인'을 통해 소통하며 각종 정책을 지지했고, 2014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까지 지지해 논란이 일었었다고 합니다.
그에 반해 키신은 최근에 영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으며, 이미 오래전 러시아를 떠나 2002년에 영국 시민권을, 2013년에 이스라엘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합니다.
푸틴의 미치광이 전쟁 때문에 우크라이나 국민들도 고통을 받고 있고, 전세계 지구인들이, 하물며 러시아 국민들 조차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빨리 푸틴이 정리가 되어야, 러시아 음악을 듣고, 러시아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음악을 듣는데 마음이 편할 것 같긴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