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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영화, 기타 리뷰/영화

영화 "웰컴 (Welcome)" (2009)

by 만물의영장타조 2009.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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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관이 많지 않아 보기 어려웠던 영화중 하나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극장에서의 상영 시간이 거의 밤 11시 이후로 배정되어 있어 고민하던중, 마침 밤 10시 10분에 시작하는 날이 생겨서 보고 왔습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니 영화 보실분들은 건너 뛰어 주세요~ ^^

영화 제목만 본다면 웬지 유쾌한 느낌의 영화인 듯한 분위기도 풍기지만, 실상 다소 생각을 하게 만들며, 또한 조금은 가슴이 아픈 편입니다. (앗! 이런 이야기가 웬지 스포일러가 되지 않길...) 한 쿠르드족 소년(10대 후반)이 영국에 있는 여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이라크에서 3-4천 킬로미터를 걸어서 프랑스 칼레에 도착합니다. 트럭 잠입으로 밀입국을 시행하다 발각된후, 도버 해협을 건너 영국을 갈 생각을 하며 수영을 배우게 됩니다. 35km 정도를 헤엄쳐야 하는데, 날씨도 추운 겨울날이라 대체 어찌 건널 것인지...

사실, 이 쿠르드족 소년이 바다를 건너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건너가느냐가 영화 주제는 아닙니다만 궁금한 것은 사실입니다. ^^; 이 영화는 제목의 "Welcome"과도 관계가 있는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영국으로 밀입국하려는 불법 이민자들이 점점 많아져 시에서는 경찰을 동원해 그들이 살아가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들을 위해 무료 급식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방해하기도 하고 그들을 도우는 시민들에게는 벌도 주고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참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도적으로는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니, 먹고 자는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하나, 그들이 점점 많아지다보면 고민스러운 일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이 소년을 가르치는 수영강사는 전직 프랑스 수영 국가대표 출신으로 현재 아내와 별거중이며, 결국 이혼도 하지만, 아직까지 아내를 많이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정확하게 어떤 이유로 둘이 헤어지게 되었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쿠르드족 소년에게 도움을 주면서 그의 아내도 그가 인간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공감을 하며 관계 회복이 될 가능성을 조금은 보여줍니다.

암튼, 수영 강사의 여러가지 지원을 바탕으로, 이 소년은 수영 강사 몰래 횡단을 시도합니다만, 5시간 동안 바다에 떠 있다가 어선에 발견되어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 잠시 구금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던 사이, 영국에 있는 그의 여자친구는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다른 사람과 결혼할 운명에 처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쿠르드 소년은 또 몰래 횡단을 강행하여, 결국 영국 해안 근처까지 헤엄쳐가는데 성공하지만, 영국 해안 경비대에 발각이 됩니다. 잡히면 또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는 것이 두려운 그는 잠수와 헤엄을 번갈아하며 경비대를 피합니다...

더 이상의 이야기는 정말 스포일러라서 여기까지만 줄거리를...

사랑을 찾아 머나먼 길을 걸어오고, 또 35km를 이 추운 겨울날에 수영으로 횡단하겠다는 소년의 진심어린 사랑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무모한 그의 도전에는 조금 어이가 없었습니다. 목숨보다 소중한 것이 사랑이라지만, 죽을 가능성이 99% 가까이 되는 걸 목숨 걸고 도전해야 하는지... 그 길 외에 다른 방법은 정말 없었는지... 10대이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한창 젊은 시절에 사랑의 열병을 심하게 앓아본 사람들은 돌이켜보면 다소 무모한 생각을 한 적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위기의 순간이나 혼자 끙끙 앓으며 짝사랑 할때는 상대방을 위해서는 목숨도 버릴 수 있다는 이런 생각을 한번씩은... (남자들만 그런건 아니겠죠? ^^;)

조금 이야기가 빗나갔습니다만, 지루하지도 않고 안타깝기도 하고, 풋풋한 쿠르드 소년의 무모한 도전이 재미있기도 하고... 괜찮은 영화입니다... 수영 강사로 출연한 프랑스 배우 '벵상 링던'은 영화 "You Call It Love"에서 '소피 마르소'의 상대역으로 출연했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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