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강달러가 지속되다가 1달러당 1400원을 돌파하기도 했는데, 금리 인상 막바지라는 분위기에 다시 약달러로 전환, 두세달만에 120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금리 인상이 좀 더 되어야 한다면서 강달러로 전환하여 1300원대를 넘은지 좀 되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 원화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그동안 엔저를 대놓고 용인해왔기 때문에, 지속 엔-원화 환율이 내리는 추세였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JOP (일본 은행) 총재가 곧 바뀐다는 소식으로 엔저를 포기할거라는 전망에 원화 대비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거의 1년만에 100엔-1000원을 넘는가봅니다. 그동안 엔저여서 일본 여행도 많이들 가신 듯 하던데, 엔화 강세 추세가 이어지면, 일본 여행과 일본에서의 직구가 부담스러워질 듯 합니다.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는 달러-원 환율과 비슷한 모양새를 보여왔습니다. 코로나 이후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섰다가, 작년 말에 다시 위안화 약세를 보이다가, 1월말 이후 다시 강세 추세입니다. 맨 위의 달러-원 환율 그래프가 비슷합니다.
그런데, 일본, 중국, 한국 3개국의 통화를 달러와 비교해보겠습니다.
먼저 달러-원화 환율 추세입니다. 9월 30일 1445원을 찎었다가 다시 23년 1월말 120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1300원대로 올랐습니다.
달러-엔화 환율입니다. 3년의 과거 추세를 비슷한 패턴을 보입니다. 아무래도 달러 강세는 전세계적 추세였다보니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2월부터는 달러-원 환율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엔화가 다시 1달러=130엔 아래로 내려가려고 시도중입니다.
중국 위안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한국이나 일본과도 사뭇 다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21년 1월부터 강 달러를 나타내었으나, 중국 위안화는 21년 내내 달러 대비 강한 위안화의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다가 2022년 2월이후 갑자기 위안화 약세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불과 8개월만에 6.3108위안에서 7.3087위안으로 16% 상승하였습니다. 하긴 21년 1월부터 22년 9월말/10월초까지 엔화는 46%, 원화는 34% 상승한 걸 보면, 위안화의 16%는 오른 것도 아니긴 합니다 ^^ 암튼, 중국 위안화도 1월에 살짝 다시 약세를 보였다가, 최근에는 다시 아래로 방향을 잡는 모습입니다. 물론, 아직 단기간이라 어떤 포지셔닝으로 변할지는...
문제는, 과거에는 원화 약세가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여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1달러에 1000원일때와 1400원일때는 무려 40%의 환율 차이가 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1천원에 물건을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는데, 1달러에 1000원일때는 해외 수출 가격 2달러가 되면, 매출액이 2000원으로 잡히게 됩니다. 만약 1달러에 1400원이 된다면, 1개를 해외에서 판매하였을때, 매출액이 2800원이 되는 셈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수출 기업이 달러로 매출액을 잡기 때문에, 매출액 증가세는 없지만, 이익이 났을때의 손익은 대부분 원화로 하기 때문에 손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보게 됩니다.
(1) 1달러 = 1000원
- 원가 1000원
- 수출가격 2달러
- 이익 = 2달러 - 1달러, 즉 1달러의 이익은 1000원입니다.
(2) 1달러 = 1400원
- 원가 1000원
- 수출가격 2달러
- 이익 = 2달러 - 1달러, 즉 1달러의 이익은 1400원입니다.
환차익 만으로 40%인 400원을 더 벌게 되는 셈입니다.
만약, 이렇게 환차익을 이익으로 보는게 아니라면 수출 가격을 낮추어 가격 경쟁력을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1) 1달러 = 1000원
- 원가 1000원
- 이익 1000원 남기려면 2000원에 판매, 즉 수출가격 2달러입니다.
(2) 1달러 = 1400원
- 원가 1000원
- 이익 1000원 남기려면 2000원에 판매, 이때는 수출가격이 1.43달러입니다.
즉, 동일한 1000원의 이익을 보게끔 수출 가격을 설정시, 2달러에 수출하여 해외 매장에서 2배인 4달러에 판매하던 것을, 환율 1400원일떄는 1.43달러에 수출하여 해외매장에서 2배인 2.86달러에 판매할 수 있어서입니다. 훨씬 더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으니, 더 많은 매출을 올릴 것을 기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달러 강세 - 원화 약세가 되면, 과거에는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 고도화에 따라, 가격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또 저가격 하면 중국 업체들을 따라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한국 업체들이 수출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제품들이 가격이 싸다고 많이 팔리는 그런 제품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은 가격 보다는 기술력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또한 이전에는 한국에 공장이 많이 있어, 한국에서 물건을 만들어 수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생산 공장이 중국, 베트남, 인도 등 해외에 많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원화 약세가 수출 경쟁력과 점점 관계가 없어진다는 얘기입니다.
더군다나, 지난 4월 1일 산자부(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했고, 무역 적자가 13개월 연속 이어졌다고 했습니다. 원화 약세로 인한 수혜를 누리려면, 무역 수지가 흑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환율로 인한 이익 증가가 나타나는 것이고, 적자 상황에서는 오히려 손해가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즉, 1달러의 이익을 볼때, 환율이 100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르게되면, 이익금이 1000원에서 1400원으로 40% 증가하게 되지만, 만약 1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을때는, 환율이 10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랐을때, 오히려 손실금액이 1000원에서 1400원으로 40% 증가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금같이 원유 가격이 높을때는 에너지 수입액만으로도 많은 환차손을 입게 됩니다. 에너지는 기본적으로 모든 제품의 원가에 반영이 되기 때문에, 그로 인해 국내 물가 상승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자, 지금 원화 약세 같은 환율 이슈가 경제적으로는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결국 전반적인 물가 인상을 유발하는 악영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투자하고 있는 주식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 우리나라 주식 시장
- 일반적으로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 시장에서의 불안으로 해외 자금이 많이 유출되는 편입니다. 더 믿을 수 있는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년에 강달러 시대가 도래하였을때, 한국과 대만에서 많은 자금이 유출되었다고 합니다. 강달러로 각국의 통화 가치가 하락하게 되고, 그로 인해 수입 물가 인상되어 경제 침체가 우려되고, 기업이 흔들리거나 심지어는 나라가 흔들릴 수가 있어서입니다. 최고의 안전자산이라는 금과 달러에 더 자금이 몰리게 되는 셈입니다.
- 하지만, 강달러 시대가 단기간에 마감될 즈음에는 오히려 해외 자금이 추가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전에 1달러로 1000원짜리 한국 주식을 살 수 있던 것을 지금은 0.71달러만 주면 매수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원화 약세가 단기간에 그친다고 전망되면, 추후 원화 강세로 돌아갔을때 환차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0.71달러로 1000원짜리 주식을 매수하였는데, 1달러가 다시 1천원이 된다면, 주식이 전혀 상승하지 않아도, 1000원짜리 주식은 0.71달러에서 1달러로 무려 40%가 오르기 때문입니다.
▶ 서학 개미의 입장
- 코로나 한창때에 미국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강달러 덕분에, 주식으로는 많은 손해를 입었지만, 달러 환차익 덕분에 그나마 손해를 조금이라도 보전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환헷지 상품이 아니라면 당연히 환차익이 있을 것입니다.
- 사실상 1달러에 1300원이면 과거 히스토리로 볼때 어느 정도 고점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개월뒤에 1400원으로 올라가는 것보다는 1200원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자 그렇게 되면, 지금 환차익을 보고 있는 해외 주식 투자금은 환차익이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미국 주식에서 돈을 벌었으면, 지금이라도 빼면 환차익이 더해져 좋지만, 아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환차익을 보았다고 투자금을 뺼수도 없을 것입니다. 주식 가격의 상승/하락과 함께 환율 변동성까지 같이 보아야 하는 복잡함이 있습니다.
- 한창 서학개미들에게 인기 있던 미국의 ETF들중 배당성장형 ETF가 있습니다. 제가 얼마전 포스팅으로도 소개했던 DVY, VIG, VYM, SCHD ETF 들입니다. 이곳에 장기로 적금식 투자를 하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장기 투자때의 리스크중 하나가 바로 환율입니다. 환율 변동성이 40-50%를 육박한다면, 내 수익이 그만큼 변동폭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미국 배당 성장 ETF 4가지 수익률 비교 분석 (DVY, VIG, VYM, SCHD ETF) (tistory.com)
10년전 투자한 100달러가 지금 200달러가 되었다고 가정한다면, 수익률 100%가 됩니다. 그런데, 만약 초창기 100달러가 1달러=1400원 환율이었는데, 10년뒤 1달러=900원이 된다면, 10년전에는 1,400,000원이었는데, 지금은 1,800,000원이 됩니다. 분명히 달러 기준으로는 수익률이 100%인데, 원화 환산 기준으로는 28.6% 의 수익률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환차손이 무서운 것입니다. 적금식의 장기 투자라면 그래도 환율 이슈가 분산이 될테니, 그나마 좀 리스크가 덜해질 것 같습니다.
-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1달러 1300원대에서는 환헷지 상품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 지수 추종이나 배당성장 ETF를 매수합니다. SCHD ETF를 추종하는 신한의 "SOL미국배당다우존스 ETF" 의 환헷지 버젼인 "SOL미국배당다우존스(H)" ETF가 상장되었습니다. 1달러 1300원대에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리스크가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향후 강달러가 당분간 고착 상태가 되어, 1400원 또는 1500원까지 갈 가능성도 없진 않겠지만요 ^^; 그럴 경우의 환차익도 저는 버리는 개념입니다. 그냥 순수하게 ETF 가격과 배당금만으로 수익률을 산정하고 싶어서입니다.
- 이 환율의 영향은 미국 주식에만 영향을 미치는게 아니라, 미국 국채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동안 미국 국채를 간접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1개였습니다. 하지만, 3월 14일에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상장하여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미국 국채와 관련된 ETF 2개가 모두 환헷지 상품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들 미국 국채 관련 ETF에 대해서 조만간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금리 상승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 투자하기에 적격인 상품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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