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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영화, 기타 리뷰/영화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08)

by 만물의영장타조 2009.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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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새로운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제목부터 독특한 이 영화의 예고편을 서너번 본 것 같습니다. 김태우씨와 고현정씨의 대화에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제목과 같은 대사가 나온 것을 보고는, 잘 알기 위해서 이 영화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두시간 약간 넘는 상영시간동안 영화를 보면서도 뭔가 아리송 했습니다만,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도 이 영화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겠네요. ^^;

홍상수 감독이 만든 영화중에서 제가 본 것은 데뷔작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오! 수정"이었습니다. 우연히 극장에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보게 되었는데, 상당히 혼란스러웠습니다. 뭔가 재미는 있는 듯 하지만, 도통 뭘 말하고자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던... 그 뒤로 고 이은주씨 때문에 "오! 수정"을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는 더 오리무중이었습니다. 뭔 이런 영화를 만드는건지.. 라면서 더 이상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지 않은 듯 합니다. ^^;

이번에 만든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아마도 고현정씨가 출연하지 않았다면 안봤을수도... ㅋㅋ (한때 고현정씨의 팬이었기에~ ^^) 하지만, 이번 영화는 앞선 두 영화보다는 조금 나은 듯 했습니다. 등장인물의 예상치 못한 행동이나 별일 아닌 것에 촛점을 맞춘 대화들.. 어떻게 보면 일상적인 이야기이면서도 비정상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

김태우씨가 역할을 맡은 구경남 영화 감독이 바람둥이라는 말과 함께 주위에 여러명의 여자들이 있긴 하나, 결국 구 감독과 관계를 맺는 여자는 고현정씨가 역할을 맡은 노화가 양선배의 아내뿐이었습니다. 정상인 듯 보이면서도 가끔 비정상적 행동을 보이는 제천 영화제 프로그래머(엄지원), 에로 여배우, 오래전 친구였던 부상용(공형진)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진 아내(정유미), 제주도에서 제법 뼈있는 질문을 하고 노화가와 썸씽을 만들어내었던 학생 등 그의 주위에는 다양한 성격의 여자들이 등장합니다. 물론, 학창 시절 좋아했으나 지금은 노화가 양선배의 아내가 된, 편한대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듯한 고순(고현정)도 일반 사람들의 보통 성격은 아닙니다.
 
여자들만 남다른 성격인 것은 아니죠. 흥행감독으로 초빙된 김 감독, 오래전 친구인 부상용(공형진), 구 감독의 선배인 교수(유준상), 노화가 등도 결코 정상 캐릭터는 아닙니다. 어찌보면, 이 영화에서 가장 정상적인 인물은 구 감독일지도 모른다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체 하지 말고 아는 만큼만 아는체 하라는 것이라던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질 수 있는 힘이라던가... 영화속에 나온 말들중 맘에 드는 문구가 몇 있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 영화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지는 않겠습니다. 단지, 2시간 넘는 시간동안 자잘한 웃음이 지속되었고, 영화속에서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일까? 등의 골치 아픈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지 않는다면, 볼만한 영화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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